청해백화::슬기로운 공부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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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최선인가요?

많은 학부모들이 선행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옆집 아이들과 비교하며 진도가 뒤쳐지고 있지 않은지 노심초사합니다. 초등학생이 중학생 과정을 풀고 있다는 것을 자랑처럼 얘기하기도 하구요.

 

정말 선행학습은 필요한 것일까요? 대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레벨테스트를 위한 선행학습

 

초등학생이하의 아이들이 수학 학원에 다니려면 꼭 치러야 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바로 레벨테스트입니다. 수준별로 나누어 수업을 하기 위함입니다. 결과를 놓고 보자면 취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자신과 배움의 정도가 같은 친구들끼리 모여 있으면 훨씬 더 성취 향상이 이뤄질 듯 보입니다. 하지만 단지 레벨테스트에서 높은 레벨을 받기 위해 미리 배우는 것이 성취가 높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개념이나 의미파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선행학습의 결과는 학습의 목표를 잘 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설프게 앞서 학습하는 바람에 학습의 적기에 오히려 흥미를 잃거나 배웠는데도 잘 몰라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초등학생이 중학단원의 함수를 배우는 것, 더 나아가서 고등과정의 미적분을 배웠다고 해서 제대로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다음단계를 학습하기에 충분히 역량을 갖춘 학생이 아니라면 친구가 한다고 해서 따라 하는 학습은 자신에게 맞는 학습적 역량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지 먼저 알았다고 성취도가 높은 것일까?

 

초등학생 때에는 그렇게 레벨별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다가 중학생만 되어도 이제 레벨별의 학습이 조금씩 경계가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초등학생 때에는 초등 6년 과정, 중학교 3년 과정, 고등학교 3년 과정 까지 선행의 속도가 제각기 달라 레벨별 진행이 되었지만 중학생만 되어도 이제 중등 3년과 고등 3년 과정만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선행을 했어도 지금 하는 과정을 다 이해하고 적용할 줄 아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과정인 중학과정을 다시금 해야 하니 레벨별로 진행하는 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학교는 내신관리도 해야 합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과학고 등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입시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내신관리를 하려다 보면 학기별로 두 번씩 1년에 4번 있는 정기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선행의 과정이 중간 중간 끊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하는 과정도 제대로 학습되지 못하고 선행의 과정도 제대로 되지 못하기 때문에 중학과정부터는 보통 제 학년의 수업을 진행하는 게 보통입니다.

 

고등수학은 레벨테스트가 없다.

 

이제 고등과정입니다. 남은 학습은 고등 3년 과정입니다. 선행을 해도 1,2년 후의 학습을 하게 되는 건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중학교 때처럼 학기마다 내신을 해야 하니 지금의 과정을 학습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미리부터 선행을 해왔던 친구들이 많으니 그런 친구들은 학습이 수월할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초등과정의 심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학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또 중학과정의 심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고등과정을 이해하고 적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선행학습으로 상위 레벨의 그룹에 속하는게 좋을까?

 

사칙연산을 배울 때 왜 덧셈부터 배울까요? 왜 곱셈을 배우면서 구구단을 외울까요? 구구단은 곱셈만을 위한 방법일까요? 2 × 5 = 2 + 2 + 2 + 2 + 2 = 10입니다. 누군가는 구구단을 곱셈을 빠르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누군가는 덧셈을 빠르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원간의 연계 학습을 통해 개념의 원리와 단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심화학습이 가능해집니다. 단순한 예시로 같지만 다른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은 고등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하나의 상황을 여러 가지로 표현해보는 과정을 통해 훈련이 되는 겁니다. 5살 아이가 구구단을 막힘없이 외운다고 해서 그 아이가 사칙연산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리배운 내용으로 목적 없는 연산의 결과로 앞선 단계의 답을 낸다고 해서 상위레벨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심화학습을 통해 스스로 다음 단계를 도전할 수 있도록

 

요즘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선행학습을 하는 걸까요? 정말 자신에게 맞는 단계를 밟고 학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옆에서 친구들이 하니까 함께 하는 것으로 진도만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왜 이렇게 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황당한 이야기 말고 개념을 설명해가며 적용해 갈 수 있도록 단계를 다지며 학습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똑같은 개념이라도 중학교 3학년 때 배운 내용과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운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봅시다. 그 당시에 적용한 개념과 지금 적용하는 개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연계해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생각의 힘을 키워줘 봅시다.

 

 

수학을 올바르게 학습하고 싶다면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단계를 완전히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이어가면 아마도 성취의 향상과 이해의 속도가 더욱 빨라 지리가 기대합니다. 심화학습으로 생긴 다음 단계의 궁금증과 도전해보려는 학습 동기는 우리 아이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가장 큰 재산이 될 것입니다.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부모의 조급함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언제 앉을 수 있는지, 뒤집을 수 있는지, 언제 엄마라고 부를지, 한글은 언제 뗄지 등등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해서 우리 집 아이가 빠르다 느리다 하며 스스로 스트레스받고, 혹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지나고 나면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아이들이 않고, 뒤집고, 엄마라고 부르고, 한글을 언젠가 다 뗍니다. 하루 한 달 혹은 일 년 빠른 것이 자랑거리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늦게 시작한 아이가 나중에 성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아이들의 속도를 존중해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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