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백화::슬기로운 공부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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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습만화에 대해, 에듀센스

학습만화도 만화책 아니야?

초등학교 입학 전엔 단행본을 많이 읽혔습니다. 입학을 하고 나니 학교에서 독서 감상문을 일주일에 한 권 이상씩 쓰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먹고 처음 샀던 전집이 그레이트 북스의 생활 속 사회탐구와 생활 속 과학탐구였습니다. 단행본으로 창작은 많이 접하고 있으니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의 얘기도 궁금해하라고 함께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전집 책방 사장님과 책을 선정하며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었죠. 어떤 책방 사장님은 “학습만화도 만화책입니다. 아이들이 만화책을 접하면 줄글 책을 멀리하지 않겠어요? 줄글 책을 읽지 않으면 독해력이 떨어집니다. 그림만 보며 의성어와 의태어만 배우는 경우도 있어요.” 라며 줄글 책을 읽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분은 "뭐든 상관없어요. 흥미있는 책 많이 읽히세요." 초보 엄마는 어떤 사장님 말이 맞는지 하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텍스트로 된 것은 무엇이어도 괜찮다.

저는 “Why?”시리즈나 “브리테니커”시리즈, “내일은 로봇왕”, “내일은 실험왕” 시리즈들을 한두 권씩 사줬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흥미를 자극시켜주었기 때문이지요. 줄글 책만 강요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읽는 상황이 될까 싶었기도 하구요. 결과적으로 “지적 흥미를 돋궈주는 책이라면 무엇이어도 괜찮다”라는 것입니다. 영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텍스트로 받아들이는 차이는 큽니다. 만화로 되어 있지만 그림책과 다른 점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고 상황을 설명해주는 삽화가 다양하게 있다는 겁니다. 고등학생 아이가 아직도 학습만화책만을 보고 있다면 문제일 수 있겠지만(지적 확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기에) 초등학생 아이가 어려운 지식을 상황표현을 통해 구체적으로 장면 장면을 기억하게 되는 건 실험관찰을 하지 않고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생생하게 느낀다고 보입니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고도 역사적 사실을 더욱 구체화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기도 합니다. 학습만화만 보는 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학습만화를 통해 내용을 접하고 그 호기심으로 관련 책들을 찾아보게끔 해주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이겠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아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방에 두세 권의 책을 동시에 넣고 다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권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책이 읽고 싶어져서 그렇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합니다. 그렇게 읽다보면 내용이 섞일 것 같고 헷갈릴 것 같아서 어떤지를 물어봤습니다. 한결같은 대답은 여러 번 읽은 책이라서 괜찮다는 겁니다. 
책은 한번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싶어서 소장하는가 봅니다. 우리 집 녀석도 그렇습니다. 본 책을 또 보고 또 보고 또 봐서 외워질 만큼 봅니다. 볼 때마다 키득거리고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된 마냥 신기해하고 어디쯤에 그 내용이 나오는지를 술술 꾀고 읽습니다. 읽은 걸 또 읽어도 재미있냐고 물으면 아주 대수롭지 않게 “그게 뭐 어때서?”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학습만화로 지식 전달이 시작되지만 줄글 책을 읽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오히려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잘 이해하게 되어서 조금씩 깊어지는 내용 탐구에서도 생각 밖의 이해력을 보여줍니다. 학습만화를 읽는 것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읽었던 책 못 읽게 하지는 마세요. 또는 어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책에 대한 흥미를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책을 다양하게 많이 읽히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그러다가 책은 싫은 것이라는 생각이 세팅되는 순간 책과 영원히 멀어질 수 있습니다. 

만화로 시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세계사를 이해하는 기본입니다. 역사적 사실의 기원이 되는 내용들과 우리가 쓰고 있는 용어들의 유래도 많이 담겨있습니다. 인문학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야 말로 글보다는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며 이해하는 게 어려운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실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대한 설명이 쉬우면 쉬울수록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좋을 겁니다. 그래서 글밥이 많고 삽화가 적은 책으로 접하게 되면 신들의 복잡한 이름과 낯선 상황들이 어렵게 다가옵니다. 만화로, 명화로 이해해 삶의 교훈을 스스로 하나둘 터득해 간다면 그게 책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요?

독해력은 초등에서 결정된다.

중학교만 진학해도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뒹굴뒹굴하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니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독해력은 초등학교 시기에 완성된다고 하네요.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독해력이 신장 되는 게 아니라 문제해결력이 신장되는 것일 뿐 사고의 확장은 초등학교시기에 완성된다고 해요. 물론 중학교 시기에도 성장은 계속되니까 읽고 생각하는 힘이 키워지기는 하겠죠. 그래도 그 성장의 속도와 양은 초등 고학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거예요. 읽을 수 있을 때 맘껏 양껏 읽어봅시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가 아니고 독해력을 수치화시키려는 게 아닙니다. 지식의 내용 전달이 전부가 아닌 삶의 지혜가 될 수 있는 양서를 권해봅시다.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봅시다. 연필 하나 들고 밑줄 쳐가며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얘기하고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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