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많은 정보가 오히려 독이 될 경우가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아이들을 키우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 봤을법한 말입니다.
듣고 웃으며 어떤 포인트인지 모르겠지만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일지도 모르고요.
엄마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책임감이 보통 막중한 말이 아닙니다.
‘나의 정보력이 부족해서 우리 아이가 뒤처지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을 한번쯤은 들게 하는 말이니까요.
오늘은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그 정보들의 진실 혹은 거짓, 그리고 도움 되는 정보 몇 가지를 드려볼까 합니다.
항상 교육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집 큰 녀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구몬 학습지를 시작했습니다.
책상아래에서 손가락으로 덧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열통이 터져 연산의 속도를 키워주고 싶어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가로 셈부터 시작했습니다. 학습지 선생님께서 제 손을 잡으시며 선행이 얼마나 중요한데 초등학교 1학년도 안하는 단계부터 시작하자고 하냐는 겁니다. 그런데 제 목적은 연산의 속도를 키우는 것이지 진도를 나가고 싶어서 학습지를 하려는 게 아니었거든요. 가로 셈으로 덧셈뺄셈부터 하루 10장씩 쭉쭉 해나갔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5+7, 12+19 이런 걸 하니 얼마나 쉬웠겠어요. 말로는 하루 100장도 할 수 있다며 룰루 랄라 하더라구요. 연산의 속도와 정확성은 6개월쯤 지나니 놀랄 만큼 좋아졌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가로 셈을 빨리 할 줄 알아야 가르기 모으기가 연습이 되어 연산이 빨라집니다. 연산은 빠르고 정확해야 문제해결력에 방해받지 않거든요. 저는 그걸 하게 해주고 싶어서 시킨 거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1월부터 중학교 3학년 4월까지 3년 4개월 동안 가로덧셈부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과정 여러 가지 방정식과 부등식 까지를 끝낼 수 있더라구요. 물리적인 양이 딱 그만큼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이었습니다. 그만하고 싶진 않았는데 학습지를 끊은 이유는 고등학교 1학년 분수함수의 과정부터는 연산보다 이해가 앞서야 하는 단원이기 때문이었어요. 연산과정의 연습은 분수함수 직전까지면 충분하다고 보여 졌습니다.
학습지 수학을 하는 아이를 보며 느낀 점을 얘기하고 싶어요.
보통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많이들 하시다가 2~3년, 많게는 3~4년 정도 하시다가 학습지를 그만하시잖아요. 그러면 학습지수학의 꽃은 경험하지 못하게 되겠더라구요. 학습지 수학에는 연산과정만 이어집니다. 그런데 중학교 과정의 연산을 아이가 하루 3장 정도씩 매일하면 정확도와 이해도가 늘어갈 수밖에 없더라구요. 예를 들어 인수분해를 중학과정과 고등과정을 연계시켜서 풀어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교재는 사실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무학년의 개념으로 학습지가 이뤄져 있다 보니 이런 연산의 확장이 자연스럽게 잘 이뤄져 있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과정을 경험해보기도 전에 어릴 때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단순연산만 하다 그치는 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하루는 학습지 선생님께서 저에게 한자능력검정시험 참여를 권하시더라구요.
아직도 우리 책 에는 한자어가 너무 많이 섞여 있어서 어휘를 좀 늘리고 독해력을 키워주고 싶어서 한자학습지를 하고 있었거든요.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제가 한자학습지를 시켰던 이유는요. 그런데 한자능력검정시험 참여를 권하시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성균관 대학교 한문교육과에도 이런 한자능력검정의 결과가 좋으면 도움이 되더라구요’ 하시는 겁니다. 이 얘기를 들으며 아이쿠 했습니다.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걸까요? 저도 만약 대학입시를 전혀 모르는 채 그런 얘기를 들었으면 ‘그런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자능력급수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도 없을뿐더러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 않는 것은 대학입시에는 활용할 수 없는 게 학생부종합전형, 학종입니다. 얼마나 한자를 잘 알고 있는지 한번 테스트 해보자는 의미로 시험참여를 권해주셨으면 솔깃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엄마들이 제일 민감해하는 대학입시에 틀린 정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연결 지어 말씀하시니 당황스럽고 한편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들이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접하면 아이도 엄마도 혼란스럽겠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들은 입시제도를 잘 몰라서 다 알아서만 하라는 엄마에게 외로움과 서운함을 느끼고 엄마들은 입시제도를 잘 몰라서 아이한테 도움이 못되어 미안해합니다. 다른 엄마들은 다 잘 알아서 이끌어줄텐데 우리아이만 나로인해 뒤쳐지는게 아닌가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몇 점이니?’,‘ 몇 등이니?’,‘ 어느 대학 갈 수 있니?’ 로 표현하는 관심보다 아이와 엄마가 한 마음 이라는 것을 아이가 느낄 수 있게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와 함께 꿈을 얘기하고 그 꿈을 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을 의논하고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의논하며 결정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자리에 아빠자리도 한자리 마련하면 참 좋겠습니다. 25명 한 학급의 나이스 부모등록은 50명 남짓이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일일이 물어보면 참견하는 것 같아 아는 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한 우리 아빠들도 대부분 부모등록 신청을 하신답니다. 그건 우리 엄마들도 잘 몰랐던 사실입니다. 우리아빠들도 아이의 학교생활에, 교육에 관심이 많으시답니다. 아빠와의 동행은 어떨까요? 모두를 위해서, 외로운 아빠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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